쉴 새 없이 접속하지만, 끊임없이 차단하는 사회, '편'을 강요하고 '곁'을 밀치는 사회, 타인의 고통을 외면하는 사회.
문화학자 엄기호가 바라본 한국사회의 모습이다. 그는 이 암담한 현실을 정면으로 응시하라고 주문하는 한편 우리가 당장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할지에 대해서도 섬세하게 제안한다.
1강은 '한국 사회는 개인도 사회도 없다'는 충격적 진단으로 시작한다. 사회 연속성을 보장하는 경험의 축적과 전달은 성과사회의 압력에 의해 폐기처분되었고, 개인의 삶은 독립된 서사를 이루지 못한 채 에피소드들의 집합으로 전락해 버렸다는 것이다. 이제 나이든 세대는 자녀 세대에게 인생의 지혜나 삶의 노하우 대신 '빚'만 물려줄 수밖에 없다.
2강에서는 국가 통치전략의 변화를 살펴본다. 물리적 폭력을 동원해서 자신의 적을 공격했던 국가와 기업은 이제 손해배상과 민사소송이라는 수단을 통해 개인의 경제적 능력을 침탈한다. 다른 의견을 가진 자들을 격리시켰던 것에서 고립시키는 방식으로의 전환도 주목해야 한다.
3강은 모든 일의 가치를 경제적 성과로 환원하는 '성과사회'의 조명이다. 사람들은 자기계발의 덫에 빠져 스스로를 끊임없이 소진하거나 잉여 인간으로 취급당한 채 무기력에 빠져 있다. 이제 질문 던지는 법마저 강탈당한 인간은 속물, 동물, 투명인간으로 겨우 숨만 쉬고 살아갈 뿐이다.
4강에서는 경쟁 양상이 '조직vs 조직'에서 구성원간의 내부 경쟁으로 바뀌어가고 타자의 고통을 외면할 수밖에 없는 현실을 진단한다. 지루함을 잘 참는 게 과거 노동자의 능력이었다면 타인의 고통에 대해 무감각해질 수 있는 능력이 지금 노동자들의 새로운 능력이 되었다.
5강은 우리는 무엇을 어떻게 할 것인가?에 대한 통찰이다. 엄기호 교수가 던진 대안은 '말하는 주체에서 말거는 주체로의 전환'이다. 강의 끝 무렵 오디세우스에 대한 세 가지 버전의 해석이 이 강의의 백미다.
<관련 추천 패키지>
[19대 대선 특집 기획] 우리는 어떤 대통령을 뽑아야 할까?
단원 | 강의명 | 시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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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강 | 붕괴된 정치: 사냥꾼 사회와 단속하는 개인 1부 | 52분 |
2강 | 붕괴된 정치: 사냥꾼 사회와 단속하는 개인 2부 | 54분 |
3강 | 공격하는 국가: 국가의 배제 전략 1부 | 53분 |
4강 | 공격하는 국가: 국가의 배제 전략 2부 | 48분 |
5강 | 개인은 살아남을 것인가?: 성과사회와 무기력한 사람들 1부 | 62분 |
6강 | 개인은 살아남을 것인가?: 성과사회와 무기력한 사람들 2부 | 60분 |
7강 | 타자의 고통을 외면하라: 경쟁의 내부화 1부 | 54분 |
8강 | 타자의 고통을 외면하라: 경쟁의 내부화 2부 | 57분 |
9강 | 다시 민주주의를 꿈꾸며: 무력해진 말과 말의 민주주의 1부 | 55분 |
10강 | 다시 민주주의를 꿈꾸며: 무력해진 말과 말의 민주주의 2부 | 49분 |
엄기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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